신이 머물던 자리의 비경과 마애명
제주에는 대표적인 경승지를 일컫는 영주십경(瀛洲十景)이 있다.
영구춘화(瀛邱春花) : 들렁귀의 봄꽃
맑은 시냇물, 그리고 봄철이 되면 계곡 양쪽과 언덕에 무리를 지어 피어난 진달래 등이 장관을 이루는데 이를 두고 '영구춘화'라 하였다. 조선시대에 제주에 부임한 제주목사와 육방 관속이 봄이면 행차하여 풍류를 즐겼으며 한라산을 오르려면 이 길을 통하여 올랐다고 한다. 구한말 제주에 유배되었다가 ‘유한라산기’를 남긴 면암 최익현도 제주선비 이기온과 함께 이곳을 통하여 한라산에 올랐다고 한다. |
|
|
|
|
이 일대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다 바위에 새긴 마애명이 약 50여 군데에 있다.
주요 마애명으로는... |
(방선문 마애각) |
|
|
(등영구 마애각)
|
|
|
영주십경 영구춘화(瀛邱春花)에 얽힌 시
양안춘풍협백화(兩岸春風挾百花) 양쪽 언덕 봄바람에 온갖 꽃들 끼고 있고
화간일경선여사(花間一徑線如斜) 꽃 사이로 한 가닥 오솔길 비껴 있다
천청사월비홍설(天晴四月飛紅雪) 날 맑은 사월에 붉은 꽃잎이 눈처럼 날리고
지근삼청영자하(地近三淸影紫霞) 선계 가까운 땅에는 붉은 이내 비친다
영입계성통활화(影入溪聲通活畫) 그림자 잠긴 시내는 살아 있는 그림이고
향생선어격연사(香生仙語隔煙紗) 신선의 말소리만 들려 모습은 비단연기에 가렸다
청군수향상두거(請君須向上頭去) 청하노니 위쪽으로 올라가 보시오
응유벽도왕모가(應有碧桃王母家) 푸른 복숭아 열린 서왕모가 있을 터이니. |
※마애(磨崖): 석벽(石壁)을 쪼아 갈아서 글자나 그림을 새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