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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름

고을 원님도 쉬어 갔던 원물오름

 가시덤불 정글과 곡선의 자태가 공존하는 오름


 

 

또 다른 하루, 제주 서남부의 오름을 오르기 위해 모슬포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따라 서귀포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저점인 동광 검문서 근방에 다다르면 길가의 오른쪽으로 차량 흐름에 뒤질세라 길게 다리를 뻗고는 따라 붙는 능선이 있습니다. 산 봉오리에는 조그마한 감시초소가 있고 드문드문 작은 소나무들이 능선에 깔려 있는 얕트막한 오름. 바로 원물오름입니다.

 

 

원수악(院水岳), 또는 한자표기가 다른 원수악(元水岳)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조선시대에 대정고을의 원님이 제주목을 다녀오다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갈증을 풀었다 하여 ‘원수악(院水岳)’ 그리고 또 다른 주장으로는 ‘원물’이라는 샘 주변에 이 오름이 있어 샘물의 이름을 따서 ‘원물’이라고 했다는 설과 과거 몽골의 원(元)에서 이곳에 목장을 설치하여 샘물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원수악(元水岳)’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습니다.

 

 

해발 458.5m, 비고 98m의 비교적 낮은 말굽형의 화구를 지닌 오름으로 동광검문서 바로 북쪽 약1km에 위치해 있는 오름입니다. 멀리서 보면 길게 누운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감낭오름이 동북쪽 기슭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름의 남쪽 기슭에 오름이름에 유래가 되는 샘이 있는게 특징이며, 옛날에는 식수로 이용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소나 말에게 먹이는 우마용 샘물로만 이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름의 초입부터 무성한 가시덤불의 정글이 우거져 있습니다. 생채기가 생길 수 있으니 조심조심 10여분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푸른잔디의 능선이 펼쳐집니다.


 

 

 

따스한 봄햇살이 볼레나무 잎파리에 몸을 숨겼던 벌레를 불러냅니다.


 

 

 

가시덤불길이 끝나고 이제 짙푸른잔디의 시작입니다.


 

 

오름의 밑으로는 가족처럼 보이는 한 무리의 한우들이 떼를 지어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박사박 인기척에 귀를 쫑긋거리고 있던 노루 한마리가 인기척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재빨리 줄행랑을 칩니다.


 

 

 

이번에는 가족이 아니고 훈련을 받고 있는 한우떼들이 지나갑니다. 다섯마리는 훈련병들이고 옆에 나란히 걷고있는 소는 조교,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소는 장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