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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제주올레 13코스의 화려한 피날레, 저지오름

작렬하는 태양과 어우러지는 생명의 숲 길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어 가꾼 오름-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아침에 잠에서 깨면 창문을 열어 하늘을 바라보는 습관이 몸에 베었습니다.
이제 곧 지긋한 장마철,
그 영향을 받아서 인지 눈부시게 새하얀 뭉게구름들이 
파란 하늘을 이쁘게 수 놓고 있는 가슴 설레는 아침입니다. 
냉동실에 얼려놓은 생수와 카메라를 어깨에 걸치고는 무작정 나섰습니다.
오늘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나서보기로 하였습니다.   


바람에 이끌려 빠르게 이동하는 뭉게구름을 따라 움직이다가 시선을 붙들어 맨곳,
오름의 능선에 뭉게구름이 걸려있어 한껏 운치를 자아내고 있는
저지오름속으로 이미 발길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초입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의 움직임과 새들의 노랫소리가 
이미 더위를 잊게 해주고 숲길의 고즈넉함은 오름정상에서의 풍경이 더욱 궁금증을 유발시킵니다.

 

 

오름의 초입부터가 남다릅니다.
안식처로 들어가는 듯 올렛길이 이쁘게 정돈되어 있고,
오름 탐방객을 위한 깨끗한 화장실도 새롭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뭔가 냄새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눈치가 빠르신 분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이 느낌에 연상되는 것은 올렛길이 아닐까 합니다. 
제주올레의 13번째 코스가 오는 6월27일에 개장을 하는데,
용수포구에서 이곳 저지마을까지 약 15km의 중 마지막 구간
에 해당되는 지점입니다.

 

 

 

 

 

 

오름, 아름다운 오름 하나를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과거에는 풀들만 무성했던 오름전체에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가꾸어
수림이 우거진 아름다운 숲을 간직한 오름으로 만들고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오름, 저지오름입니다.

참으로 제주의 오름들은 여러가지의 특색을 지녔습니다. 
제주동부의 대표적인 오름인 다랑쉬와 용눈이 처럼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오름이 있는가 하면,
이 곳처럼 속살이 전혀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수림으로만 이뤄진 오름도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오름의 뒷편으로 돌아서 정상으로 치고 올라가면 눈부신 광경이 펼쳐집니다.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져 접근할 수 없는 분화구를 뒤로 하고 멀리
고산 앞바다의 차귀도, 수월봉과 당산봉, 그리고 용당 풍차단지의 이국적인 풍경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닷가의 용수포구에서 시작한 제주올레13코스가
꾸불꾸불 산길을 따라 이 곳 저지오름까지 이어집니다. 

 

 뒤로는 위용을 뽐내고 있는 한라산과 금악의 '금오름'도 눈에 들어옵니다.

 

 

 산방산과 단산의 모습도 보이고

 

 협재해수욕장 앞에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비양도의 모습은 정말 그림처럼 보입니다.

 

 

 

1.06km로 표시된 지점이 오름의 초입이고,
0.99km와 0.5km로 표시된 숲길을 지나 0.28km지점에서 정상방향으로 오릅니다.
정상 분화구의 둘레를 한바퀴 또다른 숲길이 이어져 있고,
정상지점에 이르러서야 그림같은 주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지오름은 6월27일 개장하는 '제주올레' 13코스의 종착점 이기도 합니다. 보이는 건물은 오름으로 향하는 길 입구에 있는 저지마을의 정보센터입니다. 조그마한 주차장이 있으므로 이 곳 주차를 하고 보이는 건물 오른쪽을 끼고 골목으로 약 1km 들어가면 오름의 초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지오름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마을의 형성과 동시에 생겨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닥모루' 또는 '새오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오름에 닥나무(楮)가 많이 자생하여 닥(楮)+모루(마루·머르 ; 능선, 등성이 진 곳), 오름의 모양새가 새의 주둥이와 비슷하다 하여 새오름, 한자어로 대역하여 저지악(楮旨岳)·조악(鳥岳)이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오름일대에는 가메창오름, 허릿당 등이 자리하고 있어 저지마을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으며, 아주 옛날 저지오름은 초가집을 덮을때 사용했던 새(띠)를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나무를 심어 오늘의 울창한 숲을 조성하였으며, 2005년 6월 생명의 숲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인 '생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원형의 분화구를 갖추고 있는 오름이며, 분화구의 둘레가 800m, 깊이가 62m이고 분화구안에는 소나무, 닥나무, 보리수나무 등 온갖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나고 있어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해발239m, 비고는 100m에 오름의 둘레는 2,542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