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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 산

눈꽃잔치에 초대받고 싶다면, 꼭 알아야할 다섯가지

 겨울 한라산, 오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다섯가지

 

지난 2일, 드디어 한라산에 올 겨울 들어 첫눈이 내렸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작년 첫눈의 소식을 알린 날이 11월18일이었으니 올해는 무려 보름이나 빨리 첫눈이 내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가을이 한창인 시기에 때 이른 겨울이 찾아 온 셈이 되었습니다. 1700고지인 윗세오름과 진달래 밭에는 무려2~3cm의 눈이 쌓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한라산에는 눈이 한번 내리면 쉽게 녹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요, 작년에도 11월18일 내린 첫눈이 한 번도 녹아내리지 않고 봄까지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한 겨울 내내 적설기를 보인 경우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일 내린 눈은 따뜻한 기온에 의하여 이미 녹아 내렸고 바위틈에서나 간간히 눈에 띠는 정도입니다.

 

 

겨울 한라산의 최대 볼거리는 구상나무에 내려앉은 그림 같은 눈꽃입니다. 이 눈꽃의 향연을 즐기려고 많은 애호가들이 때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라산만큼은 아무 때나 그리고 아무에게나 아름다운 눈꽃을 선사하지 않습니다. 실수를 줄이려고 많은 사람들은 적설기를 공략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시행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지면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시기'우리는 보통 '적설기'라고 말하는데, 지면에는 눈이 쌓여 있다 하더라도 나무에 피어 있는 눈꽃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면 그 실수를 확실히 줄일 수가 있습니다. 또한 한라산은 육지부의 다른 산과 다른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준비해야 할 필수품들이 있습니다. 한라산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또 어느 시기에 집중해야 눈꽃향연을 즐기는데 실수를 줄일 수 있는지를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소개드립니다.

 

1. 한라산의 적설기는 언제일까?


이때를 노려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적설기의 한라산에는 언제나 눈이 쌓여 있습니다. 최소한 지면에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장 멋진 눈꽃산행이 되기 위해선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줘야 하는데, 워낙 기후변화가 심한 곳 중에 한곳이 한라산이기 때문에 간밤에 내린 눈이 이내 녹아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적설기만 제대로 공략한다면 비교적 실패 할 확률이 줄어들게 됩니다.

 

멀리서 한라산을 찾는 등반객들은 보통 2박3일 여정으로 한라산을 오릅니다. 대단한 꾼들은 새벽 비행기로 입도하여 바로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선택합니다. 꾼들이니 한번으로 만족이 안됩니다. 어렵게 마련한 시간 언제 다시 올까요. 다음날 또다시 설경이 끝내준다는 영실이나 어리목코스를 재차 찾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도 눈이 쌓이지 않으면 허사인데요, 한라산의 적설 최고 정점은 2월1일입니다. 이날을 중심으로 전후 10일간이 한라산의 적설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2.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예약 난, 미리 살펴볼 것


엄청난 속도로 등산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여가를 보람 있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많은 등산 애호가들이 한라산을 찾을 것입니다. 아마도 발 빠른 애호가들은 진즉에 예약을 완료하고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카렌다를 보면서 원하는 날짜의 항공편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성수기의 제주는 교통편의 제약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며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항공편이든 선박편이든 미리미리 점검을 해두시기 바랍니다. 시간은 되는데 교통편이 안 되어 여행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 또한 밤잠을 못 이룰 일입니다.

 3. 한라산이 갖고 있는 특징을 출발하기 전에 알아둘 것


한라산은 육지부의 산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올 12월이면 서귀포 시내를 통해 한라산에 오를 수 있는 돈내코 코스가 개방됩니다. 네 개의 코스를 통해 올랐던 한라산이 이제는 다섯 곳의 코스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다섯 곳 모두 한결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육지부의 산과는 다르게 한라산은 꾸준하게 오르는 형태입니다. 간헐적으로 평지는 보이지만 대부분 오르막형태의 등산로이기 때문에 눈이 쌓였을 경우에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눈이 쌓였을 경우 오르막에서는 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지만 하산할 때에는 꼭 챙겨야할 것이 바로 아이젠입니다. 아이젠에 스틱까지 겸비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두 가지를 전부 챙기지 못한다면 아이젠만큼이라도 곡 챙겨야 합니다. 눈이 내렸을 경우 아이젠 없이는 등산로 입구에서 관리인으로부터 입산통제를 받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준비해야합니다.

그리고 겨울철 청바지 차림은 내 몸을 사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 할 수 도 있습니다. 찬바람에 영하의 눈보라 속에 뻑뻑해질 수 있는 청바지, 진눈깨비 몰아치는 날이면 끝장입니다. 보온이 잘되고 방수능력이 있는 등산바지와 등산화 그리고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히 챙기시길 권합니다.

4. 날씨와 시간을 숙지하면 많은 도움이


한라산에서의 일기예보는 사실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기에 따라 관리공단의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리 어느 정도의 일기를 파악하고 있다면 시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믿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완전 무시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기후 변화가 심한 한라산은 출발할 때는 아무 이상 없다가도 등반 도중에 기후에 따른 등반 통제가 이뤄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겨울철에는 바로 대설주의보입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 전면 통제될 수도 있으니 사전에 어느 정도의 정보는 꼭 숙지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한 한라산의 각 등반코스의 통제시간은 아래표와 같습니다. 

 

 

 5. 내가 오르는 코스의 대피소는 어디쯤에 있을까


한라산에서 악천후를 만나 힘겨운 경험을 했던 분들을 종종봅니다. 산림으로 우거진 지역이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나 능선이 펼쳐져 있는 상태에서 눈보라가 치고 한치 앞도 분간 할 수 없는 악천후를 만날 여지가 많은 곳이 한라산입니다.

 
성판악코스의 진달래밭에서 백록담 지역, 관음사코스의 삼각봉인근지역과 왕관능에서 백록담지역, 영실코스의 선작지왓 지역, 어리목코스의 사제비동산에서 윗세오름까지의 지역은 눈보라 기후에 등산로를 잃어버려 조난 가능성이 아주 큰 지역입니다.

한라산 국립공원측에서는 폭설에 대비하여 등산로 표시 깃발을 세우기도 하는데요, 산행 도중 눈보라에 의하여 앞이 안 보일 때는 절대로 앞으로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빨간색의 깃발이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행 방향이 안전하게 확보 되었을 때 앞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또한 각 코스의 대피소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매점과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딘지, 매점에는 무엇을 팔고 있는지도 미리 알아두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위 표를 참고하시기를 바라며, 전혀 소홀함이 없이 철저한 준비를 하여 어렵게 준비한 눈꽃산행의 묘미를 최대한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