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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눈 내린 겨울,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코스

 까무러치는 설경과 함께 달리는 한라산 1100도로

-한라산에 숨어 있는 겨울철 비경-

유난스러운 한파를 몰고 온 올겨울, 계속된 폭설 속에서도 어제는 비교적 날씨가 포근했습니다. 때문에 폭설이 내려 차량의 통행이 전면 금지 되었던 한라산 '1100도로'에 쌓여 있던 눈이 제설작업 후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시원스럽게 열렸습니다. 그래서 달려봤습니다. 지금 달려보지 않으면 또 언제 볼지 모릅니다. 오늘 오후부터는 다시 추워진답니다.


제주도에는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한라산 횡단도로가 두 곳이 있는데, 동쪽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5.16도로와 바로 이곳 서쪽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1100도로가 있습니다. 5.16도로는 서귀포 시내로 직접 향하는 지리적 여건과 교통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눈이 쌓이면 빠른 제설작업과 함께 대형버스가 체인을 감고 운행을 하기 때문에 여간해선 완전 통제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하지만 1100도로는 그렇질 못합니다. 5.16도로에 비해 결빙되는 구간과 정도가 심해서 제설작업 후라도 기온이 풀리지 않으면 소형차량은 운행하기가 어렵고 실제로 경찰이 나서서 도로의 입구에서 차단을 해버립니다. 때문에 어제처럼 눈이 많이 내린 직후에 도로를 달려보는 것은 거의 행운에 가깝습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 나무에 쌓여있던 눈도 녹아버리기 때문에 감흥이 아무래도 덜 하겠지요.


한라산 등반코스인 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로 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거쳐 가야 할 도로, 도로의 양쪽으로는 하얀 솜을 뒤집어 쓴 듯, 은빛 동화의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내내 탄성을 멈출 수 없었던 환상적인 설경을 소개합니다.

 

동영상으로 주요 구간을 담아봤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동영상 촬영에 아주 맛들였습니다. 화질이 왠만한 캠코더 저리가라입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 중문까지 총 35km의 도로에는 이처럼 차량들이 운행하기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눈이 녹았지만, 도로가에는 1m가 넘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나뭇가지에는 쌓인 눈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이 설원의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1100고지 팔각정휴게소 앞, 습지보호구역에는 위 사진처럼 깊은 습지가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어 산책로와 평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파를 동반한 폭설이 내릴 때에는 철저하게 통제되는 도로이지만 일단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통제가 풀리면 도민들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도로가 바로 이 1100도로입니다.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코스인 어리목코스와 영실코스가 이 도로를 통해 접근해야하고, 목장지대에 만들어진 천연썰매장으로 몰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온통 이곳으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로가 결빙되는 겨울철은 물론이고 다른 계절에도 제주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도로입니다. 도로 폭이 좁고 급격한 커브가 많아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처음 이 도로를 운행하는 렌터카 관광객들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과거 제2횡단도로라고 불렸던 한라산 1100도로는 99번 국도이며, 제주도에서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높이인 해발1100고지를 스쳐간다 하여 이름 지어진 도로입니다. 이곳은 제주시 연동에서 시작하여 신비의 도깨비도로와 어리목 입구, 1100고지 휴게소, 영실입구를 스쳐 지나는 아름다운도로입니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중문동까지의 약35km에 이르는 도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