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스런 제주

용연의 야경

 

용이 놀던자리..용연

 

 

 

     용연.龍淵(제주도기념물 제57호)은 용두암에서 동쪽으로 200m정도 거리, 한천(漢川)의 하류지역에 높이 7∼8m의 기암계곡의 호수로 용이 놀던 자리, 비를 내리는 용이 살고 있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취병담 또는 용추라고도 불립니다.

기암절벽과 원시림을 연상하는 울창한 숲사이로 도도히 흐르는 용연은 빼어난 경치와 더불어 운치있는 풍류가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마치 용틀임을 한 듯 굽어진 채 흐르는 물줄기는 여름 장마때면 절정의 장관을 만들어 냅니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절경의 용연에서 낚시배를 띄워 한가로움을 즐기거나, 풍류를 노래하는 묵객들이 여름 밤에 여유로운 시흥을 열었던 곳으로 조선시대까지 해마다 7월 16일이면 관내 목사나 판관들이 지역 선비들과 한데 모여 시연회를 베풀던 모습은 ‘용연야범’이라 하여 영주 12경에 꼽을 정도로 멋스러움을 상상하게 합니다.

 

     최근에 제주시에서 해마다 ‘용연야범재현축제’를 개최하여 한시백일장, 시조경창대회, 전통활쏘기, 용왕제, 줄타기 공연, 선상음악회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용연에 내려오는 전설


몇 백 년 전 어느 해인가 큰 가뭄이 들어 제주백성이 다 굶어죽게 생긴 적이 있었다.

목사가 몇 번이나 기우제를 지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그때 무근성(제주시내 지역명)에 유명한 고씨 심방(무당)이 살고 있었는데, 주막에 앉았다가 지나가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용연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올 텐데…”


그 말이 목사의 귀에 들어갔다. 목사는 당장 고씨 심방을 불렀다.


“네가 용연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했다는데 사실이냐?”

“예, 제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곧 기우제를 지내 비가 오도록 해라. 만일 비가 오지 않으면 너는 목숨을 내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고씨 심방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찼다. 워낙에 큰 가뭄인데다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니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이다. 고씨 심방은 이레 동안 목욕재계해서 몸 정성을 하고,


짚으로 쉰다섯 자 용을 만들었다. 용연 바로 옆 당밭에 제단을 꾸미고 용의 꼬리는 용연 물에


담그고 머리는 제단 위에 걸쳐 놓고 굿을 하기 시작했다.


굿은 이레 동안 계속되었다.


고씨 심방은 천상천하 모든 신들을 청해 들이고 단비를 내려 주도록 빌고 또 빌었다.

 

이레 동안의 굿을 마치고 모든 신들을 돌려보내게 되어도 하늘은 맑디맑아 비를 내려줄 기

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고씨 심방은 눈물을 흘리며 신들을 돌려보냈다.

 

“모든 신들은 상을 받고 고이 돌아가건만, 오늘 비를 내려주시지 않으면


이내 몸은 관청 마당에 가서 목을 베이어 죽게 됩니다. 하늘님아, 어찌 이리 무심하십니까?”


바로 그때였다. 동쪽 사라봉 위로 주먹만 한 검은 구름이 보이나 했더니 삽시간에


하늘을 덮고 억수같은 비를 쏟아 붓기 시작했다.


고씨 심방과 함께 굿을 하던 심방들이 일제히 환성을 올렸다.


짚으로 만든 용을 어깨에 메고 비를 맞아가며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의 백성들이 모두 나와 용을 같이 메고 풍악 소리에 덩실덩실 춤을 췄다,


심방 일행이 관청마당에 들어서니 목사, 이방, 형방 등 모든 관속들이 나와 용에게 절을 네 번


올리고 백성들과 더불어 놀며 기뻐했다. 그 뒤로부터 가뭄만 오면 용연에서 기우제를 지내게 됐다고 한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멋스런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의 청동기시대 무덤 고인돌....  (0) 2008.05.18
제주의 청계......산지천  (0) 2008.05.03
동화속 같은 책 축제....  (0) 2008.05.01
오늘...탑동 야경  (0) 2008.04.27
제주 고사리 구경하세요~  (0) 200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