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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아내가 말하는 명절 때 힘든 점 3가지

아내에게 물어 본, 명절 때 가장 힘든 일은?

 

모 언론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니 명절을 치르면서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주부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바로 장시간 쪼그려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전 부치기'였다고 합니다. 관절이나 허리통증에 시달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전 부치기 다음으로 설거지가 뒤를 이었는데, 이 같은 보도내용을 보고 실제로 아내에게 솔직하게 대답을 해달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아내에게서 의외의 대답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설문조사의 내용을 미리 알고 있던 터라 당연히 비슷한 내용으로 차례음식을 만들 때의 애로사항을 토로할 줄 알았는데, 아내는 몸이 고된 것은 견딜 수 있지만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 더욱 괴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말하는 정신적 압박은 바로 차례음식으로 인한 일가친척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압박의 시작은 명절이 오기 며칠 전부터 시작되는데, 차례 상에 올릴 음식들의 메뉴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어느 정도의 양을 준비해야 적당할지를 미리 예상을 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더 큰 고민은 차례를 지내고 난 다음 음식을 먹을 때 일가친척들에게서 보여 지는 반응에 대한 부담감이었습니다.

친척들이 여럿 모이기 때문에 입맛 또한 각기 다를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 자칫 불똥이 자신에게 튀지나 않을지 긴장을 늦추질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어른들에게 드릴 선물을 고르는 것너무 힘들다고 토로합니다. 간단하게 돈 봉투를 만들어 드리면 쉽게 해결되지만 그것은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적당한 금액 선에서 선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선물을 고르는 것도 보통일은 아닌가봅니다.

 

 

아내가 마지막으로 꼽은 것이 바로 음식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아내는 차라리 전 부치는 일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부치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처럼 쉬운 일이 어딨냐' 고, 하지만 주부들이 가만히 앉아서 전만 부치는 게 아니라서 더욱 문젭니다.

일을 한 가지씩 처리하다 보면 하루 종일 매달려도 끝을 볼 수 없기에 동시에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는 쪼그렸다 일어서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고 한시도 쉴 틈 없이 손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온몸의 관절들이 가만있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루 종일 시달려 고단한 것은 얼마든지 괜찮다고 아내는 말합니다. 다만 위에서 말한 준비과정에서의 압박과 일가친척에 대한 부담감은 큰일을 치를 때마다 계속되어 왔는데, 이런 부분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을 해소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은 아내도 인정을 하는 눈치입니다. 일을 모두 끝내고 난 뒤에 수고했다는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온몸에 쌓여 있던 피로가 사르르 풀린다는 데, 바로 이때문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