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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 산

한라산의 만수동산

"만세동산은 3.1운동 때 한라산에서 만세를 부른 동산이다."

어느 등산가이드가 한라산 관광객들에게 만수동산을 설명한 말이다.

물론 웃자고 한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만수동산은 흔히들 만세동산이라 부른다.

요즘 나오는 지도(地圖)에도 마찬가지다.

전해지는 이름이 "망동산", "만생이동산"이라 불려지는 이 오름은

윗세오름대피소 서쪽 어리목등산로변에 있는 조그만 동산으로 정확한 이름은 만수동산이다.

물론 탁라가 탐라로 탐라가 제주로 바꿔지듯 바뀔 수는 있다.

 

만수동산은 행정구역상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지명으로, 높이는 해발 1604m이다.

고지도에는 1770년대 제작한 「제주삼읍도총지도」에 만수동산(萬水同山),

1872년에 제작한 「제주삼읍전도」에 만수동산(晩水同山)으로 표기돼있다.

굳이 만수동산의 뜻을 풀이하자면 물이 많은 동산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만수동산 주변에는 물이 없다.

물이라야 실개천 정도로 등산객들의 음료수로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할 만큼 물이 많지 않다.

만수동산에 오르면 한라산 정상 서벽과 주변 오름들이 한데 어우러져 황홀한 풍광이 연출되어

한라산을 오르는 이들에게 한 마디로 뽕가는 장관을 연출하여 준다.

등산객들이 거기에 흠뻑빠져서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하기 때문에 만수동산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수동산을 이해하자면 한라산 가는 길에 있는 도깨비 도로와 같은 착시 현상과 비유하면 쉽게 풀린다.

주로 11월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만수동산에서 바다쪽을 내려다보면 바다가 만수동산보다 더 높아 보인다.

바닷물이 증발하여 올라간 수증기가 하늘의 차가운 공기를 만나면서 띠를 이루고,

그 띠의 높이만큼 바다가 높아 보이는 현상이다.

해발 1700m인 윗세오름대피소에서 보면 만수동산이 바다에 잠긴 것 같이 보인다.

그래서 만수동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윗 사진과 같이.


동산(오름)이 바다에 잠겨서 만수동산이다.

얼마나 철학적이고 풍류가 깃들어 있는 표현인가!!!

    ▲윗세오름대피소앞에서 본 만수동산 

 

 

출처:진산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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