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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내가 생각하는 영리병원

 

투병생활하는 어린조카를 둔 내가 생각하는 영리병원 문제

 

저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40년이상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족보에 탐라국왕을 조상으로 둔 모름지기 오리지날 제주인입니다. 수십년을 직장생활을 해 오면서 노동조합이라는 단체의 간부도 해봤고 파업도 해봤고 도청 시청으로 몰려가서 항의 시위도 해봤고 없는자의 생존권을 고수하기 위해 시민단체와의 연대 투쟁도 해봤습니다.

 

지방지와 더 나아가 중앙지 그리고 인터넷매체 지금 전국의 시선은 온통 제주도로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영리병원에 대한 문제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인터넷 매체를 통한 영리병원의 찬반에 대한 포스트에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여 반대의 표를 던지는 입장이었습니다.

 

몇일전 가족들의 모임이 있어서 온가족이 저희 집에 모인적이 있습니다.
모임에 자리하신 가족중에는 연세 지긋하신 매형 한분이 계십니다. 매형께서 질문을 하나 던지더군요...

“너는 영리병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저는 반대의 입장입니다.”
하고 자신있게 대답하였습니다.

물론 이대답이 매형을 흡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도 품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의 대답 뒤에 불과 몇초후의 호통이 뒤 따를 거란 예상은 전혀 하지못했습니다.
“은숙이가 저 지경이 됐는데도 반대를 하면 되냐?”
은숙이는 다름 아닌 9살 짜리 제 조카녀석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몹쓸병을 안고 태어나 지금까지 약에 의지해서 살아 오다가 얼마전 병이 악화되어 서울의 모 병원에 입원 치료하는 상태입니다. 
어린조카가 지금 서울의 비싼 병원에서 하루에도 수십만원씩의 경비를 대가며 투병을 하고 있는데 삼촌이 돼가지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냐는 것입니다.

 

매형의 얘기를 듣고나서 숙여 지는 고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갖고 있었던 기준을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지금 이시간에도 병상에 누워 있는 어린 조카를 생각하니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누구한테 더 이상 자신있게 찬성이다,반대다,란 얘기를 못하는입장이 되어 버린 것 입니다.

 

여러 매체를 보니 그러더군요 “민감한 사안인데 정작 제주도민은 무심하다.”는, 물론 주변에도 무심한 주민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앞으로도 제주에서 계속하여 살아가실 분도 많지만, 일정기간 지나면 제주를 떠나시는분도 더러 있습니다.

 

정부에서 국민적인 이슈가 될만한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면 왜 꼭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을 하는지 그것도 불만입니다.
이런 저런 개인적인 이유로 인하여 찬성도 못하고 반대도 못하는 제주도민들의 입장도 생각을 해주실 수는 없는건지요

제주사회는 한다리 건너면 다 일가 친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세상이 좁다는 말이지요.

영리병원문제로 인하여 도민사회가 분열이 돼가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