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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카페

제주 성산포 맛집 귀한 자연산 성게 요리


햇살 좋은 봄 날에는 집에 가만히 있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따로 약속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문득 전에 가보고 싶었던 트레일 코스가 생각나서 집을 나섰습니다.


미리 걷다가 식사를 할 제주 성산포 맛집 한 곳 찜해두고 출발했지요.

일출봉거북식당 가서 오랜만에 성게 요리로 맛과 건강을 챙겼습니다.

제주의 올레길이나 숲길을 걸어보신 분이라면 아실텐데요,

먹고 싶다고 언제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나오지 않는 길이 많습니다.

미리 어디 쯤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정해두셔야 편하게 걸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가고 싶었던 걷기 코스는 성산 오조 지질트레일 이었습니다.

그렇게 긴 코스는 아니고 걷기 어렵지도 않아서 2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습니다.

오조리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이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오셔도 좋아요.



코스는 식산봉, 성산항, 철새도래지, 일제동굴진지유적, 성산일출봉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길이 한적하면서도 안전한 느낌이라 걷는 내내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해가 지기 전에 걸어야 하겠지만요. (올레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름과 바다, 마을, 유적지를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코스였습니다.

날씨가 좋기도 했고, 제주스러움이 이곳저곳에서 묻어나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오조리 감상소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의 모습입니다.

겉에서 보면 낡은 시골 창고 느낌인데 드라마 촬영에도 이용되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서 쉬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인물 사진 촬영하기에도 좋아보였습니다.



성산일출봉은 봐도봐도 멋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성스러운 기운이 스며 있는 것 같은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저곳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기원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돌담 위로 빼꼼히 솟아 있었던 유채꽃의 모습이 싱그러웠습니다.

제주의 봄을 대표하는 꽃은 뭐니뭐니해도 유채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벚꽃도 아름답지만 유채꽃이 더 오래 오래 피어있거든요.



기분 좋은 걷기 여행을 마치고 딱 배가 고파질 무렵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너무 시간 잘 맞췄다면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ㅎㅎ

종종 걸을 때 길을 잃거나 풍경에 취해서 식사 제대로 못 챙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번에 다녀온 오조리 지질 트레일은 길지 않은 코스이고 복잡하지도 않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곳은 제주 해산물로 만드는 향토요리들로 이름난 제주 성산포 맛집 입니다.

아침 6시에 오픈해서 21시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성산항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아침 핫플이라 하더군요.


여러 요리들 중, 성게로 만든 메뉴가 제일 유명하다고 해서 성게 메뉴 2가지로 골라보았습니다.



밑반찬들부터 차려지는데 어느 새 제 손에 젓가락이 들려 있었습니다.

저는 메인 요리 나오기 전에 항상 밑반찬을 에피타이저 삼아서 먹는 것 같습니다. ㅎㅎ

딱 식사만 하고 말면 체중 조절하기 쉬울텐데 음식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항상 신경을 써줘야 하지요.



건갈치볶음이 상당히 맛있었고 감자볶음, 호박무침, 갓김치 등 하나하나 정성 담긴 반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갈치구이도 기본찬으로 나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희는 성게비빔밥과 성게칼국수를 주문했는데요,

해물라면과 성게칼국수를 제외한 메뉴에는 1인 2조각이 나온다고 합니다.

(한정 서비스라 조기 소진될 수 있습니다)



제주 성산포 맛집 성게비빔밥은 싱그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자연산 성게가 상당히 많은 양이 올려져 있어서 지불한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함께 곁들여지는 미역국에도 성게가 들어있습니다. 제주에서는 미역국에 성게를 넣어 먹는답니다.



성게비빔밥에는 초장이 함께 나오지만 저는 우선 아무런 추가 간을 하지 않고 먹어보았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성게의 향이 입 안에 퍼져오면서 왜 이 식당이 성게로 유명한지가 바로 이해 되었습니다.

성게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식사하러 찾아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당근과 적채, 오이, 김가루가 잘게 잘려 들어가 있어서 식감을 아삭하게 살려주었습니다.

성게알을 골고루 비벼서 먹으니 자연스러운 짭쪼롬함이 녹아들어 있어 이대로도 맛있더군요.

친구가 개인접시에 덜어 초장에 비벼 먹어보더니, 친구도 그냥 먹는 게 더 맛있다고 합니다.



서비스로 나온 갈치구이도 성게비빔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따로 돈을 주고 주문하는 갈치보다는 얇지만 비빔밥에 나오는 서비스로는 나무랄 데 없는 녀석이었습니다.



반찬이 골고루 다 맛있기 때문에 매 번 성게비빔밥을 다른 조합으로 즐기는 맛이 있었습니다.

저의 베스트 초이스는 부드러운 호박무침과 함께 먹는 것이었지요.

확실히 밑반찬이 맛있는 식당은 메인 요리도 맛있습니다.



성게미역국에도 성게가 꽤 넉넉하게 들어있습니다.

소고기미역국에 비해 깔끔지고 시원한 맛이 있어서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밥 말아 먹어도 한 그릇 후루룩 그냥 없어질거예요.



성게칼국수 안에 노릇노릇하게 보이는 것들이 성게입니다.

성산의 해녀들에게서 성게를 공급 받는다고 하니, 수입산 냉동 성게보다 훨씬 고급진 재료를 쓰는데도 양이 넉넉하게 들어있어요.

재료를 아낌 없이 사용하는 식당에는 단골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면발을 들어올리는 순간 성게향이 은은하게 퍼져들어옵니다.

먼저 향으로 성게를 느끼고, 칼국수 면발을 먹은 뒤에 국물을 들이켜주며 또 한번 진한 성게맛을 느꼈습니다.

성게가 많이 들어있다보니 국물이 주황빛을 띄고 있더군요.



여러 식당을 다녀봤지만 제주 성산포 맛집처럼 자연산 성게 인심이 좋은 곳은 못 보았습니다.

원재료의 맛에 충실해있기 때문에 초딩 입맛이라면 조금 감동이 덜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연의 맛을 추구하시는 분들께는 이런 맛이 훨씬 가깝게 다가갈 것 같습니다.



갓김치가 딱 맛있게 익어있었습니다.

저는 갓김치를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데요, 맛있게 익어 있을 때는 없어서 못 먹습니다.

칼국수와 궁합이 좋아서 먹다보니 갓김치는 2번 리필했습니다. ㅎㅎ



귀한 자연산 성게 요리를 선보여준 제주 성산포 맛집...

일출봉거북식당 같이 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주는 식당은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침 6시부터 오픈하니 성산일출봉 일출 보고 식사하러 가셔도 좋을거예요.

1인 식사 주문도 가능해서 혼밥 하실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