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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카페

부산 맛집 가성비 최선!

부산 수영 쪽에 일 때문에 들렀다가 여기까지
온 김에 오랜 친구들 얼굴도 보고 가기로 했어요.
간단하게 커피만 마시고 헤어질까 했는데 역시
인품 좋은 녀석답게 자기가 살테니 밥 한끼 꼭
같이 하고 가라고 꼬시더라구요.
소고기를 사준다는 말에 얘가 웬일인가 혹시
로또라도 됐나 의심했는데 왜 보통 그런 말이
있잖아요, 돼지 사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소 사준다는 사람은 일단 의심부터 하라고.
그런데 알고보니 축산직영으로 운영하는
가성비가 너무나도 훌륭한 정육식당이자
부산 맛집이 떡하니 있었더라구요!





가는 내내 친구가 자기도 쪼들리는 판국에
다른 고깃집이면 사주기가 조금 힘들었을 텐데
여기는 품질에 비해 가격대가 역대급으로 좋아서
부담 없이 손님 대접할 수 있다고 자랑 했어요.
얼마나 맛있길래 저러나 솔직히 가격대가 싸면
그만큼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나 했는데
먹어 보니까 납득 그리고 인정이네요.
왜 이런 곳이 우리집 주변에는 없나 싶을 만큼
홀딱 반했고 앞으로도 부산에 가게 될 때마다
여기 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볼 것 같아요!














친구 차를 타고 같이 이동 했는데 제가 부산
지리는 잘 모르는 편이지만 근처에 망미역이라는
지하철역도 있었고 바로 옆에 대형 아파트단지도
있고 무엇보다 대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눈에 확
띄는 식당이었어요.
간판도 엄청 큼지막하게 축산직영점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제가 먼저 저기구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구요.
가게 이름은 마장동황제축산이었는데 마장동은
평소에도 회식이나 친구들끼리 종종 가서 소고기
먹을 만큼 알아주는 축산시장이라는 건 저도 알거든요!
그 맛을 여기 부산에서도 볼 수 있다니 설렘설렘!
주차는 바로 가게 근처에 있는 망미주차장이라는
곳을 이용하면 되더라구요.







들어가기 전 입구를 보니 오후 4시에 문을 열어서
자정에 닫는 저녁식사에 특화된 정육식당이었어요.
뭔가 이 어둑어둑한 벽과 바닥 그리고 은은한
조명 때문에라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식당으로서 가장 중요한 위생관리도 잘 되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이었어요.
아기 의자도 있어서 가족끼리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벽면에는 메뉴판도 곳곳에 붙어 있고 저온숙성이
왜 맛을 더해주는지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어요.






축산직영점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은게 과장이
아니라는 건 내부에 있는 저온숙성고 가득 채워진
육류에서 알 수 있었구요.
맛있으라고 오만 가지 방법들을 다 동원해도
좋은 퀄리티의 육류를 좋은 불에 구워 먹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이자 정석이라는데 여기가 딱 그래요.
연탄이나 활성탄 같은 싸구려 불에 구워 먹는 게
아니라 참숯을 써서 구워준다니 더 기대가 됐어요.
주방 안도 훤히 보였는데 안에서 쉴 새 없이
여러 부위의 고기들을 손질하고 반찬도 직접
뚝딱뚝딱 만들고 계시는 모습에 신뢰도 업업!






정육식당을 평소에도 즐겨 가곤 하는데 아무래도
그 자리에서 도축하고 손질해서 내는 것이다 보니
신선도도 믿을 수 있고 중간유통과정이 거의 없어서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잖아요.
보통 상차림비 몇 천원 따로 내면 반찬이랑 쌈채소
같은 것들도 같이 차려주는데 여기는 상차림비조차
받지 않는 진짜 착한 가격 맛집이었어요.
그러면서 또 1인분씩 주문하는 것도 아니고
100g씩 주문하는 시스템이라서 신기하기도 했고
이러니 가성비가 더 좋을 수 있구나 싶었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눈에 셀프바처럼 생긴 것이
보이길래 냉큼 쪼르르 가서 살펴 봤어요.
일단 위생관리 매우 합격점이었구요.
마늘이나 쌈장, 쌈야채들은 물론이고 맛깔난 반찬
여러 가지들도 여기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었어요.
부족한 것 없이 수시로 채워 놓으시는 것도 좋고
반찬들마저 맛이 좋아서 자꾸만 여기를 들락날락
하게 되더라구요.







상차림비를 따로 받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푸짐하게
차려주고 고깃값까지 싸면 남는게 있나 싶어요.
기본적인 반찬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소스마저도
취향 따라서 골라 먹을 수 있도록 5가지에서
파절이까지 고려하면 6가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 시선을 끌었던 건 역시 와사비랑 카레가루인데요.
와사비는 요즘 그래도 여기저기서 종종 보인다쳐도
카레가루는 진짜 신선한 조합인데 싶었어요.
어울릴까 싶어서 설렘반 걱정반이었는데 먹어보니
아 이거 중독성 확실한 조합 맞네요.






이렇게 나무 도마 위에 깔끔하게 채소들을 올려
주니까 뭔가 더 대접받는 기분도 들구요.
깨끗하게 한장한장 씻어서 물기 깔끔하게 싹 털어낸
깻잎과 청상추는 아삭함도 일품이고 느끼함을
잡아주는 일등공신들이었어요.
물론 파절이나 반찬들도 직접 만드신다는데
손맛 정말 좋으신지 안 어울리는게 없었구요.






이 날 친구들의 강추로 살치살, 특수부위, 돼지갈비
세 종류를 시켜 먹었는데 소와 돼지를 번갈아가며
먹었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없이 완전 홀딱 반했답니다.
왠지 조금 더 현지인들이 단골로 찾는다는 곳을
가보고 싶었는데 여기 부산 맛집이 딱 이었어요.
친구들도 평소 회사 회식할 때도 여길 자주 오고
가족끼리 와서 식사하는 분들도 정말 많았거든요.
고깃집이 다 거기서 거기지 싶어도 동네 사람들이
자주 간다는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요!






역시 좋은 소고기는 이런 불에 구워야 한다면서
냉큼 올려 보니 취익 하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눈 깜짝할 새 익어 버렸어요.
살치살은 입에서 살살 녹아서 살치살 이라는
친구의 말도 안 되는 아재개그를 웬만하면 대꾸도
안 했을 텐데 이 날은 입에 넣자 마자 오 진짜 맞네
라면서 끄덕끄덕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 날의 물주였기 때문인 건 아니고 진짜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기 때문인데요!





쌈에 싸서 먹어도 그 부드러움 사이로 퍼져 나오는
육즙 만큼은 숨길 수가 없더라구요.
평소 부모님이랑 자주 가는 고급스러운 한우집보다
더 맛있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살치살이었어요!
한 점 한 점 사라지는 게 아쉬웠지만 여기서는
가격적인 부담 없이 조금씩이라도 더 시켜서
먹을 수 있으니 더 마음이 든든하더라구요.






물론 기본적인 양 자체도 넉넉하게 정량 이상으로
주신다 더니 시킨 것만 다 먹어도 배가 뻥했지만요.
전체적으로 간도 세지 않은 편이고 짜거나 시큼한
맛 보다는 조화로운 맛이 강조되어 있어서 반찬간
궁합도 기가 막힌 곳이랍니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쌈무와 무우장아찌
그리고 파절이까지 올려 깻잎에 쌈 싸먹었는데도
전혀 고기 맛이 묻히는 느낌이 없었어요.






여기까지 운전해서 태워 와 주고 사주기까지 하는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혼자 소주 마실 수는 없고
다 같이 콜라로 짠을 외쳐 봤어요.
술과 함께였다면 더 기가 막혔을 맛이었지만
음료수랑 먹든 밥이랑만 먹든 뭐랑 먹더라도
최상의 만족도를 보장해주는 집 같았답니다.






눈깜짝할 사이에 살치살 한 판을 해치워 버리고
또 다른 친구가 가장 애정한다는 특수부위 고고했어요.
딱 한 눈에 봐도 쫄깃해 보이는 부위들만 모아서
저온숙성 시켜 주셨던데 비주얼 대박이었어요.
일단 굉장히 선명한 핑크빛도 시선 강탈인데 그
사이사이로 청순한 마블링까지 뽐내고 있으니까
살치살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듯 하더라구요.





고깃집 가서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순간은 왜 그리
길게만 느껴지는지 여기는 숯불이 세서 금방 익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빨리빨리를 외쳤어요.
환풍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연기랑 냄새는 싹
잡아 주는데 코 끝으로 계속 전해져 오는 고소한
냄새는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다 구워졌다는 말에 기다렸다는 듯 냉큼 한 점을
집어 처음에는 그냥 기름장만 찍어 먹어 봤어요.
와우 진짜 쫀득하게 씹히면서 육즙이 휘몰아치는데
눈이 땡그래져서 다음 한 점은 이렇게 다양한
장아찌에 폭 감싸서 먹어 보기로 했답니다.
친구가 이 장아찌 맛이 또 각별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와중에 찍혀 버렸는데 진짜 아삭아삭하면서
은근 달짝지근하고 시원한 개운함이 최고였어요.






소고기만 해도 이렇게나 끝내주는 최상품질인데
반찬에 장아찌, 소스까지 다 맛있으면
부산 맛집은 대체 어떡하자는 건지!
처음에는 대화도 어느 정도 하면서 근황토크도 하며
먹었는데 나중에는 다들 코 박고 구워진 것 건져다
먹느라고 말도 잊고 쩝쩝 소리만 냈답니다.







보통 셋이서 이정도로 먹으면 벌써 십만원은
우습게 넘어갔을 것 같은 최고 품질의 저온숙성
소고기였는데 연신 메뉴판을 힐끔거리게 만드는
놀라운 가성비도 만족감에 한 몫 했어요.
거의 김치 같은 것들을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전혀 느끼함이나 속 부대끼는 느낌도 없더라구요.





숯불에 지글지글 익은 특수부위는 부위별로
맛을 볼 때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식감과
맛으로 행복함을 선사했어요.
어떤 건 되게 쫄깃하고 또 어떤 것은 부드럽다가
문득 육즙이 팡 하고 터져 나오니까 뭐 하나
골라 먹을 게 없고 익었으면 그저 젓가락이 가더라구요.






특히 이 집 진짜 장아찌며 반찬도 끝내줬어요.
수제 피클 특유의 간이 약간 안 맞는 문제라 던지
그런 것도 없이 아주 절묘하게 짭조름하면서
상큼하게 씹히는 야채들이 다양해서 좋았구요.
파프리카랑 무우, 양파 등 다채로운 식감과 맛이
육즙을 더욱 신선하게 살려주는 듯 했어요.








파절이도 진짜 빼놓을 수 없는 히든카드였구요.
양파채를 썰어서 간장 양념에 촉촉하게 적신
이것도 평소 먹던 것보다 양파를 더 잘게 썰어
놓아서 그런지 질기거나 아린 맛 없이 아삭하게
곁들이기에 딱 좋은 수준이었어요.






아 진짜 저 송글송글 겉에 맺혀 올라온 육즙을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먹고 싶을 만큼
여기는 사진에서 그 맛이 전해지는 리얼 맛집이에요.
부산에 가면 회 먹을 생각만 하곤 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부산 하면 소고기지 할 것 같아요.







같이 찍어 먹을 수 있는 소스가 다양하다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인 집이었어요.
와사비는 느끼함을 마법처럼 싹 가려주고 카레가루도
짭쪼름한 맛과 특유의 향으로 마치 내가 알던
특수부위가 아닌 것 같은 맛을 느끼게 해준답니다.







돼지도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집이라고 하길래
입가심을 달달하게 해보자고 양념갈비를 시켰어요.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은데 갈비만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에 갔을 때보다도 더 맛있게 먹었거든요.
양념이 너무 과하게 들어간 것도 아니고 간도 딱
절묘하게 맞아서 밥 없이 먹어도 기가 막혔어요.






너무 오래 숙성시키거나 절인 갈비 혹은 색소를
많이 써서 색이 진한 집들은 먹기 전에 약간
주춤하게 되는데 여기는 거의 생갈비처럼 뽀얀
속살을 자랑해서 더 믿고 먹었던 것 같아요.
두께도 장난 아니었는데 그 와중에 칼집이 들어가
있으니까 그 두툼함에도 불구하고 엄청 부드러워요.






한 점 한 점이 두툼하다 보니 당연히 씹는 맛도
더욱 특별했던 것 같구요.
달달하고 입에 착착 붙는 양념장에 숯불의 그
은은한 참나무향까지 더해져서 그런가 이거야 말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법한 맛이 나더라구요.






갈비다 보니 비계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가끔 비계가 있는 부분을 씹더라도 물컹하긴 해도
윽 느끼해 하는 일은 없었어요.
비계마저 고소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부산 맛집의
양념 솜씨 그리고 육질은 정말 말이 안 되더라구요.






뼈대에 붙어 있던 부분들은 보통 질깃하거나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완전 쫀득해요.
다 먹고 남은 상 위에는 살코기 한 점 붙어있지
않은 뼈대만 남았을 정도로 손으로 잡고 뼈까지
뜯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답니다.







적당히 익혀서 먹었을 때는 완전 살살 녹는
부드러움과 감칠맛을 자랑한다면 살짝 많이
익혀 먹더라도 뻣뻣해지는 감이 없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돼지갈비의 참맛을
부산에서 눈 뜨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속까지 핏기 없이 굴려가며 잘 익혀준 갈빗대는
하나씩 들고 뜯었는데 워낙 신선한 돼지를 써서
그런지 지저분하게 뜯어지지도 않고 깔끔하게
살이 쏙 발라져 나오더라구요.
근막 부분까지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좋아
거의 쪽쪽 빨아먹다시피 했답니다.








식사류도 다 맛있다길래 고민 엄청 했는데
이 날은 구수한 맛이 땡겨서 된장찌개를 시켰어요.
보통 고깃집 된장찌개는 매콤하게 끓여내는데
여기는 전혀 맵지 않고 감칠맛 살살 도는 구수함이
일품이니 아이들도 좋아할 듯 해요!





두부랑 각종 야채도 아주 손 크게 담겨 있어서
집에서 끓인 것보다 더 시원하더라구요.
깊이감이 확실한 국물의 비결은 아마 손맛도
있겠지만 이 안에 튼실하게 들어 있었던 소고기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국물에 진한 맛을 우러내고도 씹는 족족 육즙이
강하게 퍼져 나오는 고기까지 곁들여 밥 한공기
뚝딱은 일도 아니었답니다.
현지인들이 강추하는 맛집이 틀리는 법은 없다고
하지만 역시 부산 맛집 이곳은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가격까지 다 잡은 진짜 갑오브갑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