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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카페

달달한 가성비 경주 시내 맛집

경주는 저희 가족들이 정말 좋아하는 여행지예요.
기차 타고도 갈 수 있으니 굳이 여행하면서 차를
끌고 다닐 수고도 덜어주고 뭔가 서울의 빡빡한
도심을 벗어나서 고즈넉한 고궁과 옛집, 왕릉의
분위기를 만끽하다 보면 힐링이 절로 된달까요?
게다가 맛집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요즘 핫한
황리단길 중심으로 맛집 탐방 다니는 재미에도
폭 빠져 있는 최근이랍니다.
이번 경주 여행에서도 다녀온 친구들이 강추해준
경주 시내 맛집을 들러 봤는데요.
무한리필되는 혜자로운 돼지갈비에 찰떡으로 잘
어울리는 냉면까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온 가족이 배부르고 가성비 좋게 식사하고 왔답니다!





달달한 돼지갈비는 남녀노소 누구나 싫어하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운 메뉴잖아요!
우리집만 하더라도 입맛 까다로운 부모님과
초딩입맛인지 아재입맛인지 가끔 헷갈리게
만드는 조카들이 있어서 여행 다닐 때마다
메뉴 선정에 애를 먹곤 하는데 이번에 찾아간
곳은 진짜 애기부터 어르신까지 두루두루 다
만족시킨 데다 제 입에도 딱 이었어요.
메뉴 구성 자체도 좋은 데다 손맛이 워낙 좋아
아 여기가 이 근방에서 입소문 파다하게 타는
이유가 다 있구나 싶었어요.












곳곳에 위화감 없이 불쑥불쑥 솟은 왕릉들과
소나무숲 사이로 쭉 길게 뻗은 길이 황리단길.
그 길 주변으로 카페며 음식점이 즐비하게 쭉
늘어서 있는데 저희가 찾아간 교촌면옥도
그 핫한 스트리트 끝 즈음에 있었어요.
내려갈 땐 기차를 타고 가서 렌트카를 빌려
다녔는데 주차공간도 이렇게나 넓게 있더라구요.
뭔가 가게로 진입할 때부터 으리으리해 보이는
대갓집 포스의 한옥에 경주 시내 맛집이라는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구요.






인위적으로 모양새만 내려고 지은 한옥이
아니라 진짜 오래 된 고택의 정취가 한아름
남아 있어서 외관에서부터 홀딱 반했어요.
살짝 해질 무렵에 방문했더니 은은하게 안에
조명도 켜져 있어서 더욱 예뻐 보이더라구요.
아 참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라
문 앞에 적혀 있었고 연중무휴였어요!
다소 늦은 시간까지도 영업을 하니까 근처를
다 둘러 보고 늦은 저녁 먹으러 와도 될 듯한
식당이었답니다.
밤에 오면 뭔가 돌이랑 정원으로 꾸며진 마당도
더 예뻐 보이고 하늘에는 별도 동동 떠 있어서
데이트하는 연인들에게도 제격일 것 같았어요.





들어가기 전 입구에는 이곳의 이름의 유래랑
팔고 있는 메뉴들의 특색을 적어 두었어요.
원래 어느 산성이나 관광명소에 가면 앞에
입간판처럼 기와 아래 안내판을 써 두는데
마치 그것처럼 적어 두어서 눈길이 갔네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말도 있으니 찬찬히
읽어 보는데 그냥 육쌈냉면 수준이 아니라
여기는 정말 정갈하고 정성이 가득 담겨있는
전통음식을 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신념의 문장이 팍 와닿았네요.







얼마나 인기가 많으면 입구에서부터 식당
이용 방법에 대한 안내판이 또 한 번 있었어요.
10인 이상 예약하고 오면 점심에도 무한리필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고요.
입구 자동문에 보면 영업시간 외에도
한국관광동호회에서 선정한 모범선정 업소며
친환경 인증업소 등 다양한 마크들이 붙어 있어요.
아마 식당으로서 받을 수 있는 인증은
다 받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대단해 보였는데요.
예약 관계로 좌석이 없다고 써 있었지만 저희는
미리 예약하고 와서 상관 없었어요.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일단 셀프바가 눈길을
끌고 있었어요.
무한리필이라면 그저 눈 돌아가는 저로서는
흥분해서 초점이 나가버렸지만 야채부터
샐러드, 따끈한 국이랑 밥 등 다양한 것들이
마치 세미 뷔페처럼 차려져 있었네요.
직원 분들이 수시로 오가면서 비어 있는 거나
식은 것들을 교체해 주시는 듯 했어요.







보통 식당에서도 김치나 몇 가지 반찬 정도는
알아서 더 가져다 먹으라고 리필바를 두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뷔페처럼 차려놓은
곳은 처음이라 눈이 휘둥그레 해졌어요.
아니 단품 메뉴 가격도 저렴한 편인 데다가
무한리필이 가능한데 이렇게 뷔페까지 있다니요?
게다가 하나하나 재료 쓰인 것만 봐도 완전
손 크게 푸짐히 만든 티가 났어요.





일단 자리로 돌아와 주문부터 해 보기로 했어요.
자리마다 이렇게 귀여운 판때기로 된 메뉴판이
있었는데 평일에는 오후 4시부터 주문 가능한
국내산 돼지갈비 무한리필은 당연히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구요.
여기에 곁들여 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다는
코다리회냉면도 하나씩 시켜 맛을 보기로 했어요.
가격을 보면 아시겠지만 어지간한 고깃집에서는
일인분 먹을 가격이잖아요.
그런데다가 국내산 질 좋은 고기만 쓴다니 이거
완전 득템한 기분이었어요.






주문 하고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금방
한 상을 차려 주셨는데 직원 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사뭇 기억에 남았네요.
보통 바쁜 곳이나 사람이 많은 인기 식당은
서비스가 좀 퉁명스러운 곳도 많은데 여기는
내 돈 내고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쌈채소와 파절이, 각종 야채류까지 등장하고
나니 불도 화끈화끈하게 들어 왔어요!







캬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참숯불이었어요.
경주 맛집은 고기만 국내산으로
좋은 걸 쓰는 게 아니라 이렇게 구워 주는
불 조차도 남다른 걸 쓰는 곳이었네요.
원래 모름지기 어떤 고기든 어떤 불에 구워
먹는지에 따라서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지는 법!
화력 짱짱한 참숯을 아주 많이도 넣어주셨어요.
불판 역시 촘촘하고 탄력적인 얇은 판이라서
더욱 눌어붙는 부분 없이 잘 구워졌구요.





오~ 소리가 절로 나왔던 이곳의 반찬들은
손맛도 참 좋았는데요.
한낱 파절이조차 고소한 참기름향이 어찌나
좋은지 자꾸만 손이 갔어요.
매운기를 한 차례 물에 담가 빼 낸 건지
그냥 먹어도 크게 맵지는 않았는데요.
고소하고 은근 상큼한 맛이 좋아 순식간에 다
먹고 나중에 리필까지 한 번 해 왔어요.







어차피 먹고 숙소로 돌아갈 일정이니까
대리 불러서 맘 편히 돌아가기로 하고
쏘주도 달달하게 한 잔씩 돌리기로 했어요.
뭔가 이렇게 옛 정취가 가득한 건물에다가
달달한 메뉴가 인상적인 곳에서는 깔끔한
소주가 어울릴 것 같아 진로이즈백으로 주문!






그런데 잔은 또 경상도의 맛있는 참소주.
이런 아이러니 조차 깔깔 웃어 넘길 수
있게 만들 만큼 분위기도 좋고 손님으로서
이래저래 참 기분 좋아지는 곳이었어요.
찰랑찰랑하니 따라진 소주를 파절이나 각종
맛 좋은 샐러드 반찬에 한 잔 먼저 꺾어주고
불판 달궈지면 바로 굽굽 시작해 보면 되요.





국내산 돼지고기만 엄선해서 직접 재우고
만든다는 갈비는 때깔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카라멜 색소를 많이 써서 색이 무작정 진하고
검은 편도 아니고 선홍빛의 육질은 고스란히
보이는데 칼집도 송송 내어져 있었어요.
그러니 진한 양념이 더 속까지 잘 배어드는 건
물론이고 속까지도 한 번에 잘 익었던 것 같아요.







갈빗뼈대까지 두툼하게 붙어 있는 걸 보니
부위도 확실히 맞는 것 같구요.
요즘 식용 본드로 붙여 쓰는 곳 많다고 하니
은근 신경 쓰이는데 여기는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확실한 국내산 돼지갈비였어요.
두툼함과 넓적함도 일품이라 집게로 집어서
들어 올리니 무거워 소리가 절로 나왔답니다.
이것도 역시 양념물 무게가 아니라 실제로
육질의 탄탄함 때문에 묵직한 것 같았구요.






일단 나온 비주얼은 합격점 그 이상이었고
불판에 올려 보니 치익 하는 소리도 만점!
기분 좋은 달달한 양념 냄새가 숯불과 만나
점점 고소한 향으로 바뀌는 순간은 정말
길지 않은데도 엉덩이를 들썩 거리게 만들죠.
향도 아주 진하고 달달하니 입에 군침이 가득
고이는데 얼른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네요.






경주 시내 맛집은 참숯불의 덕택인지
그렇게 두툼한 고기인데도
생각보다 금방금방 익어 가서 오매불망
다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었어요.
다만 양념이 묻어 있으니까 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살살 불판에서 떼어내어 이리저리
뒤집어 줘야 한다는 건 필수!






그나저나 다시 봐도 사이즈며 때깔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무한리필에 들어갈 만한 갈빗대가
아닌 듯 한데 말이에요.
더 놀라운 점은 다시 한 번 리필을 청해서
받았을 때도 이거랑 차이가 없는 똑같은
퀄리티가 나왔다는 점이었어요.
무한대로 준다고 해서 조금 퀄리티나 양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도 되겠더라구요.







어느 정도 익었을 때 가위로 슥슥 한입 크기로
손질해 주는데 칼집이 나 있어서 부드러운 건지
아니면 별도로 손질을 참 연육 작용을 잘 한건지
완전 부드럽게 슥슥 잘려 나갔어요.
야들야들하기가 너무 좋아서 자르는 순간부터
이건 애기들도 필시 잘 먹겠다 싶었답니다.





한 점 얼른 먹어 보니까 와우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달달하고 쫀득하니 맛이 좋았어요.
뭔가 이거 순식간에 사라지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얼른 한 접시 더 리필 받은 다음
불판에 올려 놓고 다 익은 것들을 위주로
공략해 주기로 했어요.






불판이 절묘하게 화로 숯불 위에서 모서리
부분이 삐져나와 있기 때문에 다 익은 것들은
타지 않도록 요 바깥 쪽으로 빼 주구요.
딱 적당히 익었을 때 먹으면 야들야들하면서
즙도 많고 양념 맛도 더욱 잘 느껴지는
최고의 상태를 즐길 수 있는 법이잖아요.






탄 게 아니라 사진이 광을 잘못 받았네요.
이렇게까지 색이 진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굉장히 부드럽지만 그 와중에도 또 쫄깃함은
잃지 않은 돼지갈비라 밥이랑 먹어도 맛나고
나중에 냉면 받아 곁들여 먹을 땐 최고였어요.






셀프코너에서 가져온 양송이 스프도 한 번
떠 먹어 주니 달달하고 감칠맛 좋은 갈비와
의외의 궁합을 보여주더라구요.
애기들 먹으라고 떠온 거였는데 은근 맛이
깊고 진한 편이라서 오히려 제가 나중에는
연신 떠다 먹을 정도였어요.
경주 시내 맛집은 리필바에 있는
반찬들도 뭐 하나 빠질 게 없음!







인스턴트 스프겠거니 했는데 집에서 종종
끓여먹는 그 맛보다는 확실히 진한 편이에요.
부드럽고 고소한데 짜지는 않구요.
양식과 한식의 만남이라며 이거랑 고기를
같이 먹으면 단짠의 조화가 예술이었어요.





그 와중에 우리 식구들은 쉴 새 없이
누가 보면 며칠은 굶고 온 사람들 마냥
씹고 뜯고 맛보고 있었는데요.
조금이라도 간이 세거나 조미료 맛이 나면
대뜸 뭐라 하시는 부모님도 맛나게 드시는걸
보면 건강하게 좋은 재료로 맛을 내는 곳이
확실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쌉싸래한 겨자잎에다가 쌈을 올려 쌌어요.
쌈채소도 일반적인 상추, 깻잎 말고도
이렇게 귀한 것도 깨끗하게 씻어 내 주니까
괜시리 더 가성비가 좋게 느껴지던 거 있죠?
보기만 해도 건강미가 뿜뿜하는 듯한 한 쌈이라
이게 얼마만에 맛보는 산뜻한 식사냐며 반색했어요.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왕창 넣어도 뭔들
안 어울리는 조합이 없었답니다.






오돌오돌한 뼈 부분도 버리지 않고
한 켠에서 잘 식혔다가 제 차지 했어요.
원래 뼈에 붙은 고기가 제일 맛있는 법이라
이런거 나오면 항상 제가 뜯곤 하는데요.
속까지 부드럽게 익어서 잘 뜯어지는 데다
달짝지근한 양념이 묻어 있어 손까지 쪽쪽
빨아 먹게 되더라구요.
당연 소주 안주로도 이만한 것이 없었구요!






냉면은 총 세 가지가 있었는데 저는 비냉을
맛 보기로 했어요.
언뜻 보면 비빔냉면 치고 너무나 뽀얀 비주얼이지만
안에 들어 있는 코다리 회무침이랑 다데기를
슥슥 비벼 주면 금방 반전 매력을 선보이게 되요.







면발 아주 얇고 하늘하늘한 것이 딱 이거는
갈비랑 찰떡궁합인 냉면이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안에 오이 고명, 코다리회무침도 어찌나
많이 들어 있는지 비비는 동안 새콤하고
시원한 냄새가 솔솔 올라 왔어요.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톡톡 잘 끊어지면서
또 탄력은 있는 이 얇은 면발의 냉면은
은근 찾기 어려운데 여기서 만나게 됐네요.
함흥 스타일의 맛인데 여기도 단천에서 오신
실향민으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스타일이래요.
역시 뭔가 신토불이 하면서도 맛이 좋더라니.ㅎㅎ







단짠과 매콤함, 새콤함까지 두루 잡을 수
있는 환상의 콜라보로 갈비랑 같이 먹었구요.
평소에 데이트, 가족외식 할 때도 육쌈냉면
많이 먹으러 다녔는데 와 여기는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이 있는 경주의 식당이라는 거 외에도
맛 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어요.
매콤하기는 한데 입에서 자꾸만 땡기는 맛이라
젓가락을 쉬이 내려놓을 수가 없었답니다.
아이들도 맵다는 소리 별로 안 하고 자꾸만
뺏어 먹으려 들었던 걸 보면 그렇게 맵지도
않은 편이라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온 가족이 배터지게 무한리필 되는
고기에 샐러드바까지 왕창 먹어 치우고도
그동안 외식하면서 볼 수 없었던 가격대를
만나게 되니까 영수증 보며 흐뭇하더라구요.
가성비는 좋은데 또 분위기만 놓고 보면 정말
고급 한정식집 같았고, 심지어 맛도 너무 좋아서
여행 끝나고 오는 길에도 계속 여기
경주 시내 맛집이 맛있었다는 이야기가 꽃을
피웠던 후담이 있어요.여러모로 최선의 한 끼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