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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벼락은 피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한때 비’ 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나선 산행 출발할때는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산의 날씨라는게, 특히 한라산은 기습적인 기상변화가 제일 심한지역이라 나름대로 긴장과 기상변화에 대한 사전준비는 필수적인 곳이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잔뜩 찌푸리고 안개로 뒤덮힌 백록담 정상에서 도시락을 꺼낼 무렵.. 갑자기 번개와 함께 천둥소리가 백록담을 진동시키더니 우박과 같은 빗방울이 두두둑~ 허기진 배를 채울새도 없이 서둘러 바람이 등지는 곳을 찾아 비를 피했다. 비와 함께 계속적으로 내리치는 번개와 천둥....잠시 쉬면서 등반객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데...하나같이 번개칠때는 가만히 있고 천둥소리때 몸을 숨기는것이다..
물론 필자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습성이 번개에 움칫 놀라고 천둥소리에 몸을 숨기려는 본능적인 행동은 어쩔수 없나보다...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우리가 벼락이라고 말하는 낙뢰...이 낙뢰는 성격이 서로 다른 구름(음전기,양전기)이 부딪혀 발생하는 음전하가 양전하의 성격을 갖고 있는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제일 가까운 거리를 찾아 빛의 속도로 떨어진다.
빛의 속도는 초당 약 30만Km 이므로 우리 머리 위에서 내려치는 번개는 사실 구름과 지면과의 시간차가 없다고 봐야 할것이다.
반면 천둥소리의 속도는 초당 340m 이미 낙뢰는 내리친 상태이고 소리만 들리는 상태에서 몸을 숨기는 경우다.
결국은 제아무리 뛰어난 동작으로 몸을 숨긴들 낙뢰를 피할 도리는 없단 얘기다.

 

 ▲낙뢰를 맞아 쓰러진 한라산 고목

 

   우리는 낙뢰(벼락)을 피하는 요령에 대해 자주 얘기를 듣는다.
몸을 낮춘다 또는 키큰나무를 피한다...우산을 내려놓는다..외에도 여럿있지만 요즘에는 맑은하늘에도 벼락이 내리치는 기상이변이 많다. 그리고 하늘이 알아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벼락이 칠거니..몸을 숨기라고 예보를 해주는것도 아니다.
그칠줄 모르는 비에 언제 내려칠지 모르는 낙뢰를 두고 가만히 앉아서 피해 있을 수 만은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낙뢰에 대해서의 결론은 피하는 방법은 없다. 단지 예방할 수 밖에는...

오늘 정상부근에 있으면서 많은 등반객들이 우산을 쓰고 있는 모습을 봤다. 물론 몸을 피해 있는 순간에도 우산을 내려놓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필자는 우의를 입고 있었지만 손에 들고 있는 스틱이 맘에 걸려 슬쩍 내려 놓기는 했었다.

들은바로는 스틱은 끝이 하늘로 향해 있을때는 위험하지만 지면에 대고 있는 상태에서는 음전하를 스틱을 통해 지면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줘서 오히려 안전하다는 얘기를 들은바 있다.

 

번개가 지그재그로 보여지는 그림을 자주 보는데 이것은 지면으로 내려 오면서 제일 가까운 방향을 잡다보니 허공에서 순간적으로 지그재그로 보여진다고 하니 그 가까운 방향을 본인이 제시 하지만 않는다면 낙뢰로부터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의 백록담을 200여m 남겨놓은 지점

 

 ▲물기를 잔뜩 머금어 멋스러운 구상나무